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가 아닌,
당뇨병·고혈압·지방간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 대사질환이다.
체중 감량을 넘어 대사 기능의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환자의 삶의 질과 예후를 바꾸는 중요한 치료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글. 최은혜 사진. 팀스튜디오
비만대사수술, 건강을 위한 합리적 선택
중앙대병원 외과 김종원 교수는 위암 등 위장질환의 수술 치료와 비만대사수술 전문가다. 김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이 단지 미용을 위한 수술이 아니라고 말한다.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을 감량시키는 동시에, 비만과 관련된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같은 ‘대사질환’을 의학적으로 치료하는 수술입니다.”
김 교수는 비만 관리가 개인의 의지 문제로만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비만은 조절 능력이 고장난 ‘만성대사질환’이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의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비만을 방치하면 전신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만큼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비만대사수술 결정 과정 및 치료 경과
비만대사수술은 대표적으로 2가지 방법이 사용된다. 첫번째 ‘위소매절제술’은 위의 약 80%를 절제하여 식사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수술법이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수술법이다. 두번째 방법은 위를 작게 만든 뒤 소장과 연결해 음식물의 흡수를 조절하는 ‘위우회술’이다. 수술을 통해 식사량을 줄이고, 음식물의 흡수도 줄일 수 있다. 이 수술은 특히 역사가 오래되어 검증된 수술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따라 체질량지수(BMI)가 35 이상인 고도비만이거나,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면서 당뇨나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고지혈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등과 같은 비만관련 대사질환이 있는 경우에 수술이 고려된다. 또한 BMI가 27.5를 넘으면서 약물로 혈당 조절이 잘 안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도 건강보험 급여 대상자이다. 비수술적 방법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지 못한 경우여야 한다.
“수술을 결정하기 전 비수술적 방법으로 체중 감량을 시도해 봤는지 파악하고, 비만 관련 대사질환 유무도 확인합니다. 그런 다음 외과, 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영양팀 등 여러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는 다학제 협진을 통해 수술을 최종적으로 결정합니다. 수술은 전신마취 후 복강경이나 로봇으로 진행하는데,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 정도면 안전하게 끝납니다. 복강경 및 로봇 수술 특성상 절개 부위가 최소화되기 때문에 흉터와 통증이 적은 편입니다. 수술 후 3-4일이면 퇴원하고, 2주 후에는 일상 복귀가 가능합니다.”
한편, 김 교수는 최근 ‘축소포트 복강경 수술’에 관한 연구에 매진 중이다. 수술 시 발생하는 환자의 통증과 흉터를 더욱 최소화하는 기법이다. 복강경 수술의 흉터가 크지는 않지만, 불필요한 상처는 과감하게 없애거나 줄여 환자의 회복 속도 및 만족도를 높이고 싶다고 한다.
호르몬 분비 체계의 재배열로 ‘체중 설정값’이 변경되는 것이 핵심
개인차는 있지만 보통 비만대사수술 후 체중의 25-30%가 감량된다. 수술은 몸의 ‘체중 설정값’ 자체를 낮춰주기 때문에 일반적인 다이어트보다 요요 확률이 훨씬 낮거나 없다. 비만대사수술이 체중 감소뿐 아니라 당뇨 및 대사질환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원리는 여러 가지 기전으로 설명될 수 있다. 식사량이 줄어들고 흡수되는 칼로리가 줄어들며 체중 감소가 발생한다는 점이 대사질환 개선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단순히 체중 감량 때문만이라고는 할 수 없다.
“수술로 위장관 구조가 바뀌면, 우리 몸에서 인슐린 분비를 돕는 호르몬 분비 체계가 건강하게 재배열됩니다. 이 호르몬들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대사 기능을 정상화하면서, 수술 직후부터 혈당 수치가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을 통해 만성질환자가 가지고 있는 당뇨병 등의 질환을 ‘완치’ 수준으로 이끎으로써 삶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힘에 매료되어 비만대사수술을 전문적으로 다루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비만대사수술이 미용적 목적으로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 차원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수술이라고 인식되기를 바랐다.
“비만은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혼자서 자책하며 힘들어하지 마세요. 비만대사수술은 여러분이 다시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아주 안전하고 효과적인 사다리가 되어줄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 전문가와 상의하시길 바랍니다.”
“대사 수술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고 예뻐지기 위한 수술이 아닙니다.
비만에 의한 여러가지 합병증으로 일찍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수술은 대사질환을 치료하여 몸을 건강하게 함으로써,
비만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셨으면 합니다.”

비만 치료에 대한
궁금증 Q&A
Q비만대사수술 시 위를 절제함으로써 어떤 효과가 나타나나요?
비만대사수술은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이 주로 분비되는 부분을 제거하거나 우회하는 수술입니다. 그 결과 공복 시 배고픔 신호가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식욕이 감소합니다. 또한 위의 용적이 작아져 적은 양의 음식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게 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Q최근 유행하는 비만치료제(위고비 등)로도 치료가 가능한가요?
최근 유행하는 비만치료제는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지만, 약물 사용을 중단하면 요요 현상으로 다시 체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장기간 약물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누적 비용이 수술을 하는 경우보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비만치료제에 비해 비만대사수술은 장기적인 체중 조절 효과가 더 강력하고, 특히 고도비만이거나 제2형 당뇨병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경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약물과 수술을 상호보완적으로 병행하는 전략도 가능합니다.
Q비만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비만은 섭취하는 칼로리와 소비되는 칼로리의 불균형이 누적되면서 발생합니다. 과잉 에너지가 어디에, 얼만큼 지방으로 저장되느냐는 나이나 단순한 생활 습관보다는 체질이나 인종적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양 과잉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균형 잡힌 섭취와 에너지 소비를 유지함으로써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Q비만대사수술은 몇 살부터 가능한가요?
비만대사수술은 일반적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소아·청소년의 경우에는 성장판이 닫혀 성장이 완료되었는지가 확인된 경우에만 수술을 고려합니다. 이는 성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