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 Theme Clinic
로봇의 정교함이 사람의 손과 마음을 만날 때
중앙대병원 로봇수술센터 icon
로봇수술은 더 이상 일부 환자만을 위한 ‘특별한 선택’이 아니다.
수술의 정확도와 회복 속도, 그리고 환자의 삶의 질까지 함께 고려되는 오늘날, 로봇수술은 정밀 의료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앙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술을 넘어 시스템과 팀으로 완성되는 로봇수술을 구현해 왔다.

글. 최은혜 사진. 팀스튜디오
정밀함이 기준이 되는 곳
중앙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011년 설립 이후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외과를 중심으로 한 전문 의료진과 로봇수술 코디네이터, 전담 간호사 등 다학제 인력으로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다. 현재까지 약 4,000건에 이르는 로봇수술을 시행하며, 국내 로봇수술 분야에서 안정적인 임상 경험과 성과를 축적해 왔다. 중앙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단순히 로봇수술 일정을 조율하는 공간이 아니다. 센터는 수술 전 진단과 준비, 수술 과정, 수술 후 회복까지 전 단계를 아우르며 환자의 치료 여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각 진료과 간 긴밀한 협진을 기반으로,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 전략을 설계하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다.
2025년 4월, 4세대 단일공 로봇수술 시스템인 다빈치 SP(Single Port)를 도입한 이후 중앙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단기간 내 빠른 정착을 이뤄냈다. 단일 절개를 통해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다빈치 SP 도입 후 불과 3개월 만에 100례를 달성하며, 의료진의 숙련도와 센터 운영 시스템의 완성도를 동시에 입증했다.
특히, 센터는 전립선암, 방광암 등의 비뇨기암과 갑상선암, 부인암, 대장암 등 고난이도 중증질환 분야에서 탁월한 로봇수술 성과를 보이고 있다. 비뇨의학과, 외과, 산부인과 등 대부분의 전문의 개인이 100례 이상의 풍부한 로봇수술 경험을 보유하여 전문성을 바탕으로 환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로봇이 하는 수술이 아닌, 사람이 집도하는 수술
간담췌외과 이승은 교수는 로봇수술은 흔히 ‘로봇이 하는 수술’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로봇수술은 의사가 직접 로봇을 조종해 집도하는 100% 수술자의 수술이다. 로봇이 하는 수술이 아닌, 첨단 장비와 의사의 기술이 결합된 수술 방식인 것이다. 로봇은 의료진의 손 움직임을 정밀하게 구현하고, 고해상도 영상과 관절 자유도가 높은 로봇 팔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보완한다.
산부인과 이은주 교수는 ‘로봇수술이 좋다는 건 알지만, 복강경으로도 가능한 수술이라면 굳이 의료비 부담이 큰 로봇수술을 해야 할까’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로봇수술의 가치는 단순히 ‘가능하냐, 불가능하냐’의 문제가 아니다. 복강경 수술과 비교했을 때, 로봇수술은 종양을 보다 정교하게 제거할 수 있어 주변의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유리하다. 이 차이는 수술 직후에는 크게 체감되지 않을 수 있지만, 기능 보존과 장기적인 예후에서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
quotes “로봇수술은 종양을 더 바람직한 방식으로 제거할 수 있고, 남아 있는 정상 조직의 손실을 줄이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봉합 역시 정확한 층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꼼꼼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로봇수술 특유의 정밀함으로 장기의 기능을 최대한 살림으로써 수술 이후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들이 모여 결국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에, 의료적 관점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켜야 할 중요한 수술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quotes
질환에 따라 가장 적합한 정밀함을 선택하다
중앙대병원 로봇수술센터에서는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외과를 중심으로 다양한 질환에 로봇수술이 적용되고 있다. 각 진료과는 질환의 특성과 해부학적 구조를 고려해 로봇수술의 장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산부인과 영역에서 로봇수술은 기능 보존이 중요한 질환을 중심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자궁절제술, 근종제거술, 난소종양제거술은 물론 자궁체부암과 자궁경부암 등 부인암 수술까지 적용 범위가 넓다. 산부인과 이은주 교수는 특히 ‘유착이 심하거나 후복막 깊숙한 부위까지 정밀한 접근이 필요한 경우 로봇수술의 장점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자궁과 직장, 난소 주변이 심하게 유착된 경우에는 수술 자체가 굉장히 섬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로봇수술은 조직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하나하나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가임력 보존이 중요한 젊은 환자들에게도 로봇수술은 중요한 선택지가 된다. 난소 정상 조직에 가해지는 손상을 줄이고, 봉합 과정에서도 정확한 층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산부인과 한관희 교수는 ‘로봇수술로 최소침습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직후의 회복뿐 아니라 이후의 삶까지 고려한 접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분비외과 영역에서는 갑상선, 부신 등 작은 장기를 다루는 수술에서 강점이 있다. 내분비외과 송라영 교수는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면서도 병변을 정확히 제거할 수 있어, 미용적 측면과 기능 보존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접근 경로가 까다로운 부위일수록 로봇수술의 안정성이 부각된다고.
비뇨의학과에서는 전립선, 신장, 방광 등 주요 장기에 대한 수술에서 로봇수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비뇨의학과 태종현 교수는 이 부위들에 ‘신경과 혈관이 밀집해 있어 미세한 차이가 배뇨 혹은 성기능 보존으로 직결’된다며 특별히 로봇수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봇수술의 3D 고해상도 시야와 자유도가 높은 로봇 팔은 이러한 수술 환경에서 정밀도를 극대화한다. 특히 협소한 골반 안에 위치하고 있는 전립선과 방광은 로봇 수술이 추천된다.
quotes "신경 하나, 혈관 하나를 얼마나 정확하게 보존하느냐가 수술 결과를 좌우합니다. 로봇수술은 그 선택을 더 명확하게 만들어줍니다.” quotes
Patient Value & Vision 회복의 시간까지 고려하는 수술
로봇수술을 경험한 환자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는 ‘회복 속도’다. 절개 범위가 작고 출혈과 통증이 상대적으로 적어, 수술 후 일상 복귀가 빠른 편이다. 흉터 부담이 적고 기능 보존이 잘 이루어졌다고 느끼는 점 역시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다.
의료진에게도 로봇수술은 분명한 의미를 지닌다. 깊숙한 부위에 위치한 종양이나 심한 유착이 동반된 고난도 수술에서도, 고해상도의 시야와 정밀한 로봇 팔로 보다 안전하고 세밀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개복이 필요했던 상황에서도 로봇수술을 통한 최소 침습 수술이 가능해진 사례들은 로봇수술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비뇨의학과 장인호 교수(센터장)는 “누구나 병에 걸릴 수 있고, 아픈 게 환자분들 잘못도 아닌데 자책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희 의료진들은 환자분들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항상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환자분들께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셨으면 합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센터는 중장기적으로 다빈치 시스템에 국한되지 않고, 요로결석 로봇, 척추 수술 로봇 등 다양한 로봇 플랫폼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적용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외부 명의 초빙과 의료진 풀 확장을 통해 로봇수술의 전문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신진 교수들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안정적인 임상 경험과 연구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에 제한적으로 시행되던 로봇수술을 다양한 진료과의 다양한 질환 영역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하여, 보다 많은 환자들이 로봇수술의 장점을 경험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물론 로봇수술은 의료비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을 동반한다. 그러나 회복·기능 보존·치료 효과까지 포함한 의료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로봇수술에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환자 중심의 고도화된 의료서비스 제공 체계를 구축하여 로봇수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정밀 수술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바로 중앙대병원 로봇수술센터가 바라보는 미래다.
mark
좌측부터 산부인과 한관희 교수, 간담췌외과 이승은 교수, 내분비외과 송라영 교수, 산부인과 이은주 교수, 비뇨의학과 태종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