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 닥터 Talk I
중앙대병원
대동맥질환, 조기 발견과
신속한 대응으로
충분히 치료 가능합니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조준우 교수
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오는 가장 굵은 혈관으로, 우리 몸 전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핵심 통로다.
대표적인 대동맥질환으로는 혈관 벽이 약해지며 대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대동맥류’,
3겹의 혈관 벽 가장 안쪽 막이 찢어지며 혈액이 혈관 벽 사이로 파고드는 ‘대동맥박리’가 있다.
대동맥질환으로 혈관이 파열되면 매우 응급한 상황이라,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

글. 정지연 사진. 팀스튜디오
시한폭탄처럼 조용히 자라나는 대동맥질환, 핵심은 조기 발견
대동맥질환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내 몸 속의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대동맥류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검진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동맥류를 조기에 발견하여 크기가 작거나 안정적인 경우라면 혈압 조절과 정기적인 영상 추적 관찰로 시작한다. 크기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커지거나, 빠르게 커지거나, 증상이 나타나거나, 파열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결정한다. 한편, 대동맥박리는 혈관 막이 찢어지는 순간 가슴이나 등, 배쪽으로 갑자기 쥐어짜는듯한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확률이 급격히 오르기 때문에 즉시 응급실을 찾아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
수술 방식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흉부나 복부를 직접 열어 인공혈관으로 교체하거나, 혈관 내로 ‘스텐트 그라프트’를 삽입하는 혈관 내 치료 방식이다. 최근에는 혈관 내 치료가 많이 발전하여 개흉·개복 수술이 부담되는 고령 환자 및 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조준우 교수는 개흉·개복 수술과 혈관 내 치료 둘 다 가능한 전문의다. 대동맥 수술은 심장외과 수술 중에서도 가장 도전적인 분야 중 하나로, 수술 범위가 넓고 수술 중 뇌와 척수, 주요 장기로의 혈액 공급을 일시적으로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뇌로 가는 혈류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수술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혈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체내 혈액 순환을 멈춰야 합니다. 환자가 수술실에 들어오면 체온을 낮춰 인체 대사율을 떨어뜨리고 완전 순환 정지 상태를 만드는데요. 그 과정에서 여러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 신장 손상이 오는 경우가 많아 몸이 붓고, 인공호흡기를 떼지 못해 폐렴 위험도 높아지며, 척수 허혈로 인한 하반신 마비가 올 수 있는 등 수술 이후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응급 상황에서 여러모로 위험도가 높은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팀플레이가 매우 중요하다. 합병증을 예방하고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집도의는 물론 마취통증의학과, 심폐기사, 중환자의학과 등 전체 의료진들이 손발을 맞춰 신속·정확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대동맥질환은 수술 후에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대동맥의 다른 부분에서 또 다시 박리나 파열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혈압을 꾸준히 관리하고 지속적인 검진을 통한 추적 관찰이 필수적이다.
환자와 가족의 삶까지 바꾸는 수술
조 교수는 수련의 시절 심장수술을 통해 멈추었던 심장이 다시 뛰고, 대동맥 수술을 위해 완전 순환 정지 상태에 이르렀다가 다시 멀쩡히 걸어 퇴원하는 환자의 모습을 보며 말로 표현하기 힘든 희열을 느껴 지금의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 손으로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그 결과가 눈 앞에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그동안 치료한 여러 환자들을 다시 건강해진 모습으로 마주할 때마다 반갑다면서, 한 환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5년 전쯤으로 기억하는데, 저와 동갑인 남성 환자분이 대동맥박리로 인해 긴급 수술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보호자로 따라온 아내분은 셋째를 임신 중이었는데요. 저 또한 아버지여서 그런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이 수술에 환자뿐 아니라 다섯 명의 삶이 걸려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무게감을 안고 수술에 임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되어 최근까지도 외래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났는데요. 다섯 가족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는 얘기에 이 일을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나은 치료 기준을 세우기 위한 연구
조 교수는 주로 대동맥박리 시 혈관 내 치료, 즉 스텐트 시술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감염성 심내막염 등 시술 후 드물게 발생하지만 치명적일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수술이 시급하지 않은 비합병성 대동맥박리 환자에서 오히려 대동맥 확장이 두드러졌다는 장기 추적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비합병성 대동맥박리 환자는 흔히 경과가 양호하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오히려 이 경우에 대동맥 확장이 가장 두드러지게 확인된 만큼, 비합병성 환자라도 조기에 적극적인 스텐트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는 방향의 임상적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이 주제를 메타분석으로 확장하여 유럽혈관외과 학회지에 투고한 상태로, 논문 게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나은 치료 기준을 세우는 데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올해 조 교수의 합류로 중앙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는 더 많은 환자들을 더욱 적시에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조 교수는 “응급 대동맥 수술이나 복합 대동맥 병변과 같이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한 영역에서 실질적인 힘이 되고 싶다”며 “중앙대병원이 대동맥질환 치료의 거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적절한 시기에 발견한다면 대동맥질환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합니다. 진단을 받으셨다면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고, 담당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 방향을 정하시면 됩니다. 다만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증상이 없다고 해서 치료를 미뤄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 기회를 잃거나 수술 난이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혈압 관리와 정기적인 추적 검진을 통해 건강한 삶을 이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대동맥질환에 대한
궁금증 Q&A
Q대동맥 수술은 매우 응급한 수술이라고 들었습니다.
대동맥류는 혈관이 서서히 커지는 동안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파열이 되면 수 분 내에 대량 출혈로 이어져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동맥류로 인해 혈관이 파열된 경우 사망률이 80%를 넘길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 전에 검사를 통해 미리 발견하면 수술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고, 일정을 잡아 개흉·개복 수술 또는 혈관 내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방식(혈관 내 치료)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반면 대동맥박리는 발생하는 순간부터 매시간마다 사망할 확률이 올라가, 증상 발생 후 첫 24시간 내 사망률이 25%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위험한 상황이기 때문에, 검진을 통해 조기에 이상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대동맥질환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어떻게 되나요?
대동맥류는 노화로 인한 고혈압과 동맥경화 등이 주 원인이다 보니 주로 60대 이상, 특히 70-80대 환자가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대동맥박리는 가족력이 있거나 건강 관리가 잘 되지 않았을 경우에 발생하는 편이라 50-60대 환자도 적지 않고, 마르판증후군과 같은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30-40대 젊은 환자도 드물지 않게 있습니다.
고혈압 진단을 받으신 분이라면 50대부터는 정기적인 대동맥검진을 고려해 보시기를 권하며, 특히 흡연력이 있는 남성이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관리하시기를 바랍니다.
Q초고령 환자들을 진료할 때 특히 더 신경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초고령 환자들은 수술을 버텨내는 회복력이 젊은 환자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심폐 기능, 신장 기능, 영양 상태, 인지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치료 방향을 정합니다. 개흉·개복 수술보다는 회복이 빠른 혈관 내 치료를 우선 검토하는 편이며, 수술 후 섬망이나 낙상, 폐렴과 같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중환자실과 재활팀이 일찍부터 함께 참여합니다. 무엇보다 환자와 보호자 분들과 충분히 대화하며 수명 연장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함께 고려한 결정을 내리고자 하고 있습니다.
Q대동맥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관리입니다. 고혈압은 혈관 벽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어 대동맥을 서서히 손상시킵니다. 고혈압 약을 처방받았다면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흡연은 대동맥류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 중 하나인 만큼 금연을 실천하고,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비만 관리가 더해지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가족 중 대동맥질환자가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검진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초음파나 CT 한 번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상담을 받아 보시면 좋겠습니다.